토요일 밤.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기저기 나돌아 다니기 찜찜한 밤. 아내가 영화 한 편 보겠냐 합니다.올레 TV로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을 보았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와 007에 나오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옵니다.
스포일러 걷어 낸 줄거리를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자수성가한 추리소설 작가 아버지 할런 트롬비 밑에서 부귀영화만 누리는 자식들. 돈 많은 아버지는 85세 생일파티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됩니다. 다들 아버지에게 빨대 꽂아 기생충 같은 삶을 사는 자손들은 아버지의 유산 상속에 각자 들떠있습니다. 하지만, 파티 날 아버지로부터 각자 재정원조나 사업 투자 거절 등 뼈 때리는 얘기를 들은 터라 동시에 살인 용의자로 몰립니다. 일단 각자 혐의를 벗기 위해 다른 이를 의심하는 콩가루 집안. 다니엘 크레이그가 분한 탐정 브누아 블랑이 범인을 찾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스릴러물이기에 복선과 반전 요소가 많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만 몇가지 소개하겠습니다.
할런 트롬비의 간병인인 마르타는 거짓말을 하면 구토를 합니다. 처음부터 알려주고 시작합니다. 그저 황당하고 우스울 따름입니다. 실제 이런 병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이상하고 특이한 증상이어서 결국 이게 영화의 결정적인 장치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파티장에서 가족끼리 격렬한 토론을 펼칩니다. 이민자에 대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시선과 인종 차별주의적인 얘기는 이민자인 마르타까지 끌어드립니다. 하지만 그녀를 걱정해주는 듯한 얘기를 하면서도 마르타의 국적을 계속 다르게 말합니다. 입으로만 걱정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트럼프와 그의 정책들이 떠오릅니다.
영화 최고의 씬스틸러는 바로 머그컵입니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데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MY HOUSE, MY RULES, MY COFFEE' 개봉 초기에 굿즈로 이벤트를 했던 모양인데 검색해 보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또,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영화의 공식 계정에서 축하하며 패러디한 이미지에도 문구와 함께 컵이 등장합니다.
수많은 칼로 장식된 의자도 인상 깊습니다. 의도적으로 자주 노출이 되는데요. 각 캐릭터들이 의혹을 받거나 화면에 주목받을 때 함께 노출됩니다. 자연스럽게 칼끝에 노출되는 셈이지요. 제목에도 칼이 등장하니 의도가 없을 수 없는 장치인데요.
영화를 보다보면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 뜻이 칼집에서 칼을 뽑다나 칼끝을 겨냥하다 정도로 저절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사전을 찾아보니 '~을 노리다, ~을 비난(공격)의 목표로 삼다'라는 뜻으로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각자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고 다른 이를 용의자로 몰고 가는 극의 전반적인 구성을 잘 연상케 하는 제목입니다.
결말에 범인이 밝혀지며 조금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스포일러라 차마 내용을 말한 순 없지만, 마치 예전 키아누 리브스가 나왔던 체인 리액션(1996년 작)이 떠올랐습니다. 극장에서 졸면서 본 영화였는데, <체인 리액션>(chain reaction)이 본래는 화학적 연쇄반응이라는 뜻인데, 주인공이 결말 부분에 실제 체인을 돌려서 적들을 물리칠 때 실소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평점이나 기사를 찾아보니 평론가나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도 올랐고요. 국내에서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관람을 권유하는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더라고요.
탐정, 미스테리물을 좋아하는 분이나, 여러 단서로 복선을 찾아가며 막판 반전을 보기 원하는 분, <제시카의 추리 극장>이나 <레밍턴 스틸>과 같은 추억의 추리물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나이브스 아웃.(2019)
미스터리/스릴러
감독 라이언 존슨
주연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드 아르마스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찾아본 후, 솔직한 제 생각을 담은 리뷰를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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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전파사, jocha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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