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 유유다움
<열 문장 쓰는 법-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김정선, 유유)는 유유 출판사의 책입니다.
유유 출판사의 책은 맘에 듭니다. 일단 얇습니다. 제목도 직관적이고요. 내용도 실용적입니다. 그렇다고 OO 팁이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처럼 얕은 지식과 정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통찰을 담습니다.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라는 모토로 독자의 공부를 돕는 교양서를 만드는 유유 출판사. 환경을 위해 재생 용지를 사용하고 작고 가벼워서 언제 어디서나 편히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듭니다.

읽거나 사 놓고 읽지 않은 책까지 포함하면 유유의 책이 스무 권 정도 됩니다. 그만큼 '작고 단단하게, 재미있게'라는 유유다움은 적어도 저라는 독자는 확보한 셈입니다.
27년 문장 수리공, 김정선
저자 김정선도 이번 책을 포함해 유유에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동사의 맛><소설의 첫 문장> 등을 냈습니다.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동사의 맛>입니다. 단순히 베테랑 출판 교정자가 쓴 우리말에 대한 글이려니 생각했는데, 그림 속의 그림처럼 액자 구조로 이루어진 두 남녀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정보뿐 아니라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찌 전개될지 궁금해 단숨에 읽었지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장에 대한 정보만 나열한 게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문장 다듬는 법을 잘 담았습니다.
책으로만 접하던 저자를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에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50대 남성이란 것에 놀랐어요. 감성적인 이야기를 다룬 교정자를 여자로만 생각한 편견이 깨진 순간이었습니다.
27년 동안 다른 사람의 문장을 수리하는 일을 해 온 저자는 이번 책을 계기로 외주 교정일을 접고 전업 작가의 길을 걷는다고 합니다. 실용적이고 재미있기까지 한 그의 책을 기대합니다.

야! 너도 글 쓸 수 있어!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글쓰기 팁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최소 열 문장, 즉 글이라는 것을 쓰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돕는 책입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모든 글쓰기 책에서 공통으로 얘기하는 '단문으로 쓰라'는 말을 부정합니다. 한 문장이라면 문제없지만, 글이라면 적어도 내 생각이나 느낌을 열 문장 정도를 써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짧은 문장 쓰기는 두세 문장 정도 쓰고 나면 이어갈 문장들이 부담스럽다는 것입니다.
"글쓰기가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번역하는 행위라는 걸 받아들인다면 글을 쓴다는 행위가 그렇게 막연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겁니다." p.20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 글쓰기라고 하니, 번역이 필요한 건 당연하지요. 하지만 나만의 것이 정리되지 않는데 어떻게 번역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일단 문장을 닫는 단문이 아닌 나만의 것을 늘어놓는 장문으로 내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그래 놓고 내용을 줄이거나 늘이거나 하며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다듬는 연습을 합니다.
"눈치채셨나요? 결국 지금까지 우리가 연습해 온 모든 과정이 이처럼 분명한 의미를 갖는 짧은 문장으로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한 글을 쓰기 위한 훈련이었노라고, 자화자찬하기 위해 이 마지막 장을 배치했다는 걸 말입니다" 146
저자는 결국 마지막 장에 지금까지의 과정이 짧은 문장으로 정확하게 표현한 글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고 고백합니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표현하는 열 문장만 무리 없이 쓸 수 있으면 글 쓰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그저 읽기만 한다고 글을 잘 쓸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따라 해 보고 깨닫는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뿐만 아니라 모든 책이 그럴테지 만요. 읽기만 한다고 바뀌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해결되지 않은 과제
"아무리 개인적인 이야기를 편하게 기술하는 형태의 글이라 해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혼잣말을 하듯 혹은 가까운 친구와 대화하듯 써 내려 간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독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불쾌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p.38
나만의 것을 모두의 언어로 바꾸면서 개인적인 내용 등을 적절히 덜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글의 재미란 게 개인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 거란 생각인데 그 경계가 어디쯤일지 궁금합니다. 당연히 부단한 연습으로 스스로 깨달아야 하겠지요?
저자는 글쓰기가 수영이나 스케이팅을 익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처음엔 25m 레인의 맞은편까지 한 번에 가는 것이 힘들지만, 부단한 연습 끝에 어느 날 숨이 터지고 레인을 오가는 게 편안해지는 것처럼, 빙판 위에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들지만 몇 번을 넘어져야 제대로 중심을 잡고 바람을 가르면서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저와 여러분의 글쓰기도 숨통이 트이고, 시원한 바람 가르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찾아본 후, 솔직한 제 생각을 담은 리뷰를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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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전파사, jocha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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