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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곤조곤 차곡차곡

KBS 개표방송 <정치합시다> 유시민, 박형준의 마지막 소회

어제 투표는 잘하셨나요? 물론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개표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으리라 봅니다.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투표 결과에 너무 천착하기보다는 일상에 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개표방송을 이 채널 저 채널을 돌아가며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새벽녘에 잠이 깨 틀어 놓고 자던 탭을 다시 들었습니다.

 

유시민, 최원정, 박형준 ⓒ KBS 정치합시다 홈페이지

      
KBS로 채널을 돌리니, 그간 재미있게 보던 <정치합시다>의 최원정 아나운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형준 교수 등 출연진들이 개표방송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KBS 정치합시다는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틀에 박힌 정치토크가 아닌, 정치, 민주주의, 선거, 의회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치의 본질과 시민의 정치 참여가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신뢰도 있는 여론조사를 통해 총선까지의 민심 이동을 살펴보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JTBC 썰전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오던 유시민과 박형준의 날 선 토론을 좋아했었는데요.
     
하여튼 선거 결과가 여당의 승리로 돌아가면서 나름의 분석을 끝마치고, 마지막 두 사람의 향후 계획 발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유시민, 박형준 ⓒ KBS 정치합시다 홈페이지

     


유시민 이사장은 앞으로 정치 비평을 그만하려 한다고 말하면서,
"말을 많이 하다 보면 틀린 말을 하게 되고 안 하면 더 좋았을 말도 하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말이 많으면 실언을 하게 마련이지요. 게다가 남을 평가하는 처지에서는 의도와 달리 오해와 공격을 받기에 십상입니다. 본인도 원치 않는 일이었을 테지만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고뇌에 공감합니다.
     
박형준 교수는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며,
"제 나름대로는 한번 참여해서 정치실험을 해본 것인데, 세상일이라는 게 의도한 만큼 결과를 못 가질 때가 많은 법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내일부터는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지만 인생사가 다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원치 않는 결과가 나왔다면 치밀하게 분석하고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그게 끝은 아니니까요. 내가 좌절에 빠져있다 해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법이지요. 
     
정치에 관한 생각을 깊게 해주고 재미를 느끼게 해준 두 사람의 일상이 평안하길 바랍니다.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 모두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 뜻을 잘 생각하시고 초심을 잃지 않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