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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곤조곤 차곡차곡

일 잘하는 목수는 아니지만...

2019년 2월 15일, 티스토리를 시작한다.

2003년 12월 12일에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다. 잡지나 책에 나온 사람의 사진과 내 몸을 합성해 사진을 찍는 놀이였던 페이퍼 페이스라는 당시로는 신종놀이에 빠져 작성한 포스팅이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었다. 물론, 그 전에 PC 통신시절에도, 싸이월드 때도 미니홈피를 운영해봤지만, 일기장처럼 글쓰기 공간을 갖춘 것은 네이버 블로그가 처음이었다. 그때는 온갖 넋두리를 썼다. 10여 년이 지난 후 보는 눈이 많아지고, 가려 쓰기 시작해야겠다고 느끼면서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하다가 결국은 블로그 전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2014년 3월 18일 다른 계정으로 블로그를 만들어 이글 저글을 썼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며 읽은 책들을 정리하고, 100일 글쓰기도, 아이들과 함께 100인의 아빠단 미션도 했다. 2018년 4월까지 562건의 포스팅을 했다. 꾸준했던 셈이다. 하지만 시들해졌다.  

가물에 콩 나듯, 오마이뉴스에도 글을 썼다. 7건의 채택된 기사가 있다. 그것도 2018년 3월 6일이 마지막 기사다. 2019년 3월 6일엔 브런치도 시작했다. 17편의 글을 쓰긴 했지만, 한 주제로 엮어가고 완성도 있는 글을 쓰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2019년 4월 4일에 멈춰있다. 

 

<매일 아침 써봤니?>(김민식, 위즈덤하우스, 2018)

어젯밤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던 <매일 아침 써 봤니?>(김민식, 위즈덤하우스)를 보았다. 책의 배꼽까지 올라온 띠지의 김민식 작가가 나를 바라보며 개구지게 웃는다. 나도 같이 씩 웃었다. 컴퓨터를 열어 그의 블로그에 들어갔다. 티스토리였다. 다음 날 개정을 만들었다.

글 쓰는 장소만 옮긴다고 글이 좋아질 린 없겠지만, 적어도 계속 쓰고 싶은 계기가 되었으니 그만이다. 일 잘하는 목수는 연장 탓을 않는다지만, 새 노트 사서 열심히 쓸 수 있으면 그만 아닌가. 다만 오래오래 꾸준히 써가길 바랄 뿐이다. 어차피 일 잘하는 목수도 아니고.

티스토리에는 완성도는 높지 않더라도 꾸준히 쓸 생각이다. 조금만 더 손 보면 나아질 거란 생각에 계속 붙잡고 있지 않을 테다. 어떤 일이 있어도 1시간 이내에 마무리할 수 있는 글을 쓰자. 조곤조곤 차곡차곡 쓰다보면 한 주제로 엮을 수 있고, 어느 정도 손 보아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내용은 브런치에 게시할 생각이다. 혹시 널리 알려야 할 일이 있다면 네이버 블로그를 활용하고.   

혹시 아나? 매일 아침 쓰지는 못하겠지만, 조곤조곤 쓰다 보면 김민식 PD처럼 '능동태 라이프'가 되고, 차곡차곡 쌓인 기록이 '비범한 삶'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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