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탈출 시즌 3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전 시리즈를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즐겼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기 늦은 시간이지만, 보통 다음날 다시 보기로 시청하고 정 궁금해 못 견디는 날엔 늦은 밤까지 함께 보기도 했습니다. 간혹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 먼저 본 다음 날은 아이들과 스포일러로 밀당하는 재미도 있었지요.
시즌 3 소식을 알고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는데, 바보같이 <뭉쳐야 산다>의 첫승을 보느라 까먹고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방에서 놀다가 놓친 모양이었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우연히 시간을 맞추어 보고 있었고 아이들은 뒷부분부터 함께 보더군요. 대탈출은 이야기 전개부터 하나하나 단서를 찾아가며 봐야 하기에 혼자 내일 VOD로 보기로 했습니다. 괜히 늦게 자는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며 침대에 누웠지요.
시즌3 예고편 https://youtu.be/1gJS5giLLXc
대탈출은
<더 지니어스>와 <소사이어티 게임>을 만든 정종연 PD가 연출한 방탈출 게임을 실사화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강호동, 김동현, 김종민, 신동, 유병재, 피오가 시즌 1부터 출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수준 높은 세트장으로 화제를 모았지요.
출연진 소개
월요일 저녁을 먹고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아이들도 앞부분을 제대로 못 봤다며 모이네요.
새로운 시즌의 첫 에피소드는 타임머신과 시간여행 이야기입니다.
밀실에 갇힌 탈출러들은 갇힌 곳이 타임머신을 연구한 김태임 박사의 연구실임을 알게 되고, 타임머신을 작동해 과거의 시간을 오갑니다. 12시간 이내에 원래 시간대로 무사히 돌아와야 하는 미션을 앞두고 1편은 끝이 났습니다.
새로운 시즌의 첫 에피소드여서 힘이 빡 들어간 시나리오입니다. 그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소재이고요. 타임머신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시간여행을 세트장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몰입할 수가 없었어요.
출연진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이동할 때, 탈출러들이 예능적으로 오버하는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시간 이동이라는 것을 영화도 아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으니 궁여지책이었을 텐데요. 오히려 딴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은 방과 방 사이의 잠금장치를 단서를 통해 해결하면 함께 걸어서(대부분 벌벌 떨면서) 이동하면 그만이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이동을 하는 상황은 곧, 서로 다른 세트장(방)을 출연진이 이동하는 셈인데, 어떻게 연출하고 실제 촬영되었을지 너무 궁금했어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머리는 계속 어떻게 촬영했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촬영을 끊지 않고 간다면, 레일을 이용해 타임머신을 다른 세트장으로 옮겨 타임머신 문을 열면 될 것이고요. 아니면 촬영을 끊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다른 세트장으로 이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탈출러들은 어느 시간대로 가도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남바완'을 발견합니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책상 서랍 밑에 붙여두면, 미래로 가서도 그 시계를 통해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강호동의 말과 행동에 머리는 또 딴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출연진의 돌발행동에 애초에 준비된 세트장의 구성을 제작진이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 온 셈이지요. 이 또한 출연진이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시간으로 도착하기 전, 제작진이 투입돼 세트장을 보완해야 한다고 이해되었습니다.
물론 타임머신이 이동하는 동안 녹화상황을 끊지 않고 세트장을 보완할 수도 있겠지만, 촬영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작진과 출연진이 접촉할 시간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졌고요.
그간 대탈출 시리즈의 최고 재미는 대탈출 유니버스라고 불릴 만큼의 방대하고 치밀한 스토리와 그에 걸맞은 세트장과 각종 장치와 구성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흥미로웠던 건, 제작진이 설계한 스토리와 세트장에 갇혀 어떠한 외부의 개입이나 소통 없이 다양한 캐릭터로 구성된 출연진의 힘만으로 탈출해 나가는 생생함이었습니다. 실제 탈출처럼 말이지요. 그게 머릿속에서 깨져 버리니 더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물론 실제 촬영과정은 촬영 중단이나 제작진의 개입, 출연진과의 소통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미 시청 중에 의혹을 느끼니 공감과 재미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영화나 게임도 설정임을 알고 즐깁니다. 하지만 그 가상의 공간과 세계에 의문과 허점을 품으면 몰입감이 확 깨져 버리고요.
대탈출 시리지는 그동안 있을 법한 소재를 현재의 시점으로 다뤄 생생함을 담보할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시간을 오가는 이야기에서 허점을 발견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여행 촬영 무보정 영상 https://youtu.be/5GCJZqq51Fs
포스팅 전에 찾아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내리는 장면의 촬영 무보정 영상이 공개되었더군요. 타임머신이 세트장으로 이동했건, 세트장이 움직였건 간에 촬영을 끊지 않았음이 분명해졌습니다. 또 타임머신 내부에 심한 소음과 진동을 가해 탈출러들이 세트가 이동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출연자는 두통이나 멀미를 느끼기도 했다고 하고요.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 느꼈던게 미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타임머신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도 스페셜편으로 공개된다고 합니다. 대탈출 제작진은 다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괜히 실망했던 게 미안해집니다. 날고 뛰는 제작진에게 방구석에 누워 어설픈 의혹을 품었던 셈이지요. 제작진을 의심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번 주 일요일 10시 40분을 기다립니다.
2편 예고 https://youtu.be/G_J-dQTBEbQ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찾아본 후, 솔직한 제 생각을 담은 리뷰를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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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전파사, jocha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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